고객 행동 분석에 프로세스 마이닝을 적용할 수 있을까?
박수철 | 1월 16일, 2023| 10분읽기
기존 고객 행동 분석에서 CJM(Customer Journey Map/ 고객 여정 지도)을 그릴 때 단편적, 경험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서 단편적, 경험적이라는 것은 고객의 여정을 개인의 주관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고객들은 우리의 프로덕트를 사용할 때 이렇게 행동할 거야’라고 이미 정의해두고 고객의 행동을 제한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출처 – https://www.coursera.org/learn/foundations-of-digital-marketing-and-e-commerce
위에 언급한 대로 기존의 CJM은 그리면 위와 같은 그림으로 그려지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CJM을 판단 근거로 활용하면 해당 단계 외 부분들을 생각할 수 없게 되어 고객 여정의 흐름을 상세하게 볼 수가 없고 일련의 흐름으로만 생각하게 됩니다.
따라서 최근 기업 내 UX 부서들은 기존 CJM을 보다 고도화 시키고 다양한 관점으로 보고자 하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프로세스 마이닝이라는 방법론의 도입으로 해당 니즈를 해결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프로세스 마이닝이라는 학문은 워크플로우 관리에 기반하여 시작된 이론이기 때문에 아직은 고객 행동 분석 측면에서의 접근이 생소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고객의 행동은 일반화하기 어렵고 보편적으로 고객 한 명 한 명이 서로 다른 여정을 그리기 때문에 여러 명의 고객 여정을 그룹화하기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고객의 행동 로그 데이터를 아무런 정제 없이 프로세스 마이닝 솔루션을 활용하여 맵을 그려보면 아래와 같은 복잡한 맵이 나타나게 됩니다.
고객 행동 로그를 정제하지 않고 Pro Discovery에 올려 도출된 맵
하지만 분석 주제를 잡고 그 분석 주제에 해당하는 고객 데이터 추출 및 Core Activity*를 선정하면 프로세스 마이닝을 활용한 고객 행동 분석을 어렵지 않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 Core Activity: 주요하게 보는 고객 행동으로 고객 행동 로그 정제 단계에서 선택됩니다.
ex) 고객 행동의 전체 방문 페이지가 아닌 로그인, 환경설정, 개인정보변경 등의 불필요한(분석 주제에 맞춰 선정해야 함) 로그들은 제외한 핵심 페이지
말씀드린 것과 같이 프로세스 마이닝 방법론을 통해 회원가입 프로세스를 가시화 시켜보면 아래 그림과 같은 CJM이 도출됩니다.
기존 CJM 과는 다르게 직관적으로 이탈 흐름, 프로세스의 다양한 흐름, 반복, 병목구간 등을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프로세스 마이닝을 활용하여 어떻게 분석을 하는지 입문자 입장을 고려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 분석 주제는 앱(App) 내 회원가입 프로세스 고객 행동 분석, 데이터는 최근 1개월간 회원가입 프로세스에 한 번이라도 진입한 고객의 로그가 될 것이고 Core Activity는 회원가입 안내(1)>약관 동의(2)>본인인증(3)>본인인증 결과(4)>회원정보 입력(5)>가입 완료(6)를 선정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내용의 데이터를 가지고 프로세스 마이닝 솔루션에서 맵을 도출하면 다음과 같이 가시화됩니다.
(Frequency Based Map 해석 방법 : 프로세스의 흐름을 빈도 기반으로 가시화한 것으로 Main Stream 위주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동선(path)의 굵기는 해당 동선으로 얼마나 많은 케이스가 흘러가는지에 대한 정도를 나타내고 각 단계의 색의 진한 정도는 해당 단계의 소요시간을 의미합니다.)
Frequency Based Map을 해석하면 회원가입 프로세스 진입 후 1.회원가입안내, 3.본인인증 이후 종료지점으로 바로 가는 동선(path)이 있다는 것은 해당 단계에서 이탈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1.회원가입안내, 3.본인인증에서의 반복 및 4. 본인인증(결과)>3. 본인인증 역수행이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역수행이 있었다는 점을 미루어 봤을 때 본인 인증에 실패하여 이전 단계로 회귀 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회원정보입력, 본인인증 단계에서 비교적 고객이 많은 시간을 소요한다는 것을 노드의 명암 정도를 통해 쉽게 확인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단계별 진입 고객 수를 확인해 보면 타 단계에 비해 3단계 후 이탈폭이 큰 것을 확인 가능 합니다. 이를 통해서 해당 구간을 pain point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단계에서 이탈이 많이 발생하고 고객이 본인인증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으니 해당 페이지를 고객이 쉽게 이용이 가능하도록 변화를 주거나 본인인증 수단이 다양하지 않다면 다양한 방법을 추가하는 등 고객 경험 프로세스의 개선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은 프로세스 패턴들을 살펴보겠습니다.
* 여기서 패턴은 고객이 수행한 활동의 순서를 기반으로 도출된 일종의 발자취 입니다.
상위 패턴(고객들의 행동 패턴)부터 확인해 보면 비중 1위 패턴이 회원가입 프로세스의 기획자가 원한 가장 이상적인 패턴일 것입니다. 평균적으로 회원가입에 4분 정도 소요하네요. 2위 패턴은 고객들이 본인인증 단계 후 이탈한 것을 볼 수 있고, 3위 패턴은 본인인증 절차에서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 가입을 완료한 고객들입니다. 4위 패턴은 진입 후 바로 이탈하는 고객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5위 패턴은 회원가입안내 페이지에 진입했다가 이탈 후 재진입하여 결론적으로 가입한 고객의 패턴입니다. 이 고객들은 앞의 1위 패턴을 감안했을 때 평균 10시간 정도 있다가 재진입 했다고 추정해 볼 수 있겠습니다. 만약 재진입 의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객에게 유도 오퍼를 한다면 10시간 이내에 하면 좋을 것이라는 권장사항의 수치적 근거가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로세스 패턴 리스트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은 큰 흐름을 볼 수 있는 빈도 기반 맵과는 달리 패턴과 수치를 보고 좀 더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특정 패턴을 가진 고객별로 관리 및 마케팅 프로세스를 달리 가져가는 방안 모색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가입 완료 고객에 대해서 각 액티비티별 시간 분포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Dotted Chart 해석 방법 : 일련의 점을 가로 방향을 기준으로 좌측부터 우측 끝까지(=1단계 회원가입안내부터 6단계 가입완료)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좌표에 나타낸 것이라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0m(분)이 1단계를 시작하는 시점으로 해당 시점에 고객이 1단계(회원가입안내)를 수행한 것이고 우측 끝 점의 x좌표를 최종 수행 시점으로 개념을 잡으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y축 50%의 근방에 있는 고객들은 1단계부터 6단계까지 약 5분 정도 소요한 것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고객들이 회원가입 프로세스에 진입하여 90%의 고객이 10분 이내에 회원가입을 완료하지만 30분 가까이 시간을 소요하는 고객들도 존재하는 것을 쉽게 확인 할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 프로세스에서 오래 소요한 고객들을 상세 분석하여 이상 케이스를 발견하거나 또 다른 Pain point를 발굴할 수 있겠습니다.
이와 같이 프로세스 마이닝을 활용하여 고객 행동 분석을 하면 평소와는 다른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고 새로운 인사이트 발굴 기회를 엿볼 수 있습니다. 프로세스 마이닝은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포인트를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다양한 산업(제조, 의료, 금융 등)에서 입증이 되었습니다. 프로세스 마이닝을 활용한 분석으로 인사이트를 얻어 가시길 희망합니다.
※ 상기 내용의 데이터는 현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작되었고 시각 자료는 모두 ProDiscovery를 통해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