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프로세스 마이닝을 도입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호랑이 연고’를 아십니까? 이제는 신약이 대량으로 개발되고 각각 원인에 맞는 처방을 받는 지금 시대에서는 볼 수 없는 추억의 물건이 되었지만, 예전에는 만병통치약이라 불리며 코가 막혔을 때나 두통은 기본이고 관절염이나 상처가 난 곳 등 모든 곳에 사용되곤 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모든 병을 해결해 주는 것처럼 느껴지던 이 연고도 사실 소염 연고의 효능 이외의 기능은 없다고 합니다.
‘빅데이터’는 만능 해결책이 아니다
2010년대 초, ‘빅데이터’라는 바람은 IT업계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에 하나의 열풍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성공한 몇몇의 사례를 보고 지금 이 게임에 참여하지 않으면 마치 경쟁에 뒤처질 것 같다는 생각에 너도 나도 앞다투어 도입을 앞다투기 시작했습니다. 도입을 시도한 기업들은 ‘빅데이터’를 마치 엄청난 새로운 기술로 받아들이고 도입으로 모든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처럼 믿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도입하는 일부 기업들이 생각하는 빅데이터에 대한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매우 컸습니다. 도입을 시도하거나 혹은 실제 도입을 했을 때 기대했던 만큼 빅데이터가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빅데이터의 기술의 문제일까요? 단연 아닙니다. 빅데이터를 사용하기에 적합한 목적이나 목표를 가지지 않거나, 가지는 데이터의 질과 형태와 빅데이터 간의 적합성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렇게 부합하지 못한 산업(또는 기업) 환경에 도입하니 데이터의 규모보다 빅데이터를 위한 구축 규모가 더 큰 경우가 생기기도 했으며 시스템 구축만 해두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리기도 했습니다.
‘프로세스 마이닝’이 현대판 빅데이터가 되지 않기 위해
최근 프로세스 마이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미 국내에서도 도입을 통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낸 사례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프로세스 마이닝은 기존에 데이터 분석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프로세스 관점으로 접근해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어, 기존의 빅데이터나 데이터 분석으로 해결하지 못하거나 보지 못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세스 마이닝 역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 해결책이 아닙니다. 적합한 상황과 목적에 맞게 사용되었을 때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지 잘못된 도입은 자칫 빅데이터의 도입 실패의 재현이 되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다른 글들을 통해 프로세스 마이닝으로 할 수 있는 것들 것 대해 잘 설명하고 있으니 필자는 이 글에서는 프로세스 마이닝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들과 도입으로 기대하지 말아야 하는 효과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BI 툴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프로세스 마이닝은 ‘분석’을 위한 도구입니다. 프로세스 마이닝 도구와 BI 대시보드는 상호 보완적으로 함께 사용한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는 있지만 BI 대시보드만이 가질 수 있는 모니터링 및 보고 등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BI 도구를 통해 일부 KPI가 범위를 벗어나는 상황이 발생할 때, 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자 프로세스 수준의 분석을 하기 위해 프로세스 마이닝 툴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프로세스 애니메이션은 시뮬레이션이 아닙니다.
가끔 프로세스 애니메이션을 시뮬레이션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뮬레이션이 ‘what if’의 관점에서 가상(때로는 실제)의 모델에 시나리오를 재생을 하고 이를 통해 대안적인 프로세스 개선을 테스트하는 것이라면, 프로세스 마이닝의 애니메이션은 ‘실제’ 발생한 이벤트들을 다시 재생시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처럼 병목 현상과 문제점을 미리 파악하지 않아도 되며 실제 데이터 기반으로 관찰하고 조사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프로세스 관리자 및 분석가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흔히 ‘자동화’라는 환상에 젖어 사람 대신 모든 것을 툴을 통한 자동화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곤 합니다. 하지만 프로세스 마이닝 도구에 아무 데이터나 넣는다고 원하는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 툴이 아닙니다. 프로세스 마이닝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프로세스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가진 사람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데이터가 꼭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해당 프로세스에 대한 통찰력을 가진 경우에만 해당 프로세스에 대한 최적화 등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 데이터만 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습니다.
프로세스 마이닝은 이벤트 로그를 기반으로 하는 분석 툴입니다. ‘빅데이터’가 있을지라도 프로세스 마이닝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아니라면 분석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작은 데이터라도 이벤트의 흐름을 내포하고 프로세스의 핵심 정보를 가진 데이터가 프로세스 마이닝에 훨씬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프로세스 마이닝을 도입하기 전, 관련된 데이터가 존재하는지 없다면 이를 생성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데이터를 축적해 나가야 할지 프로세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만능 도구는 없다
꼭 도입해야 하는 기술은 없습니다. 프로세스 마이닝도 그렇습니다. 잘못된 허상과 오해로 인해 프로세스 마이닝 기술이 빛나 보이는 보석 같아 보일 수 있지만 섣부른 도입은 결국 본 시스템에 돌멩이를 하나 더 박아두는 것 밖에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존의 도구들과 차이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프로세스 마이닝의 도입에 대해 전문가와 충분히 논의하신 뒤 필요와 명확한 목적에 맞는 도구로 프로세스 마이닝을 활용하시길 바랍니다.